목 련
올해는 유난히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했다. 봄을 기다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꽃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도회지 생활을 하면서 봄에 제일 먼저 만나는 꽃은 산수유, 개나리. 진달레 그리고 목련이다.
그 중에 목련은 겨울부터 솜털이 보숭보숭한 ‘털복숭이’ 꽃눈을 보여왔기 때눈에 저것이 언제 쯤 꽃망울을 피울 것인가 마음 졸이며 기다리게 된다. 아파트에 심어진 목련나무를 매일 눈여겨보다가 어느 날 문득 터진 꽃망울을 보면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갑기 그지없다.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목련은 활짝 피었을 때보다 꽃봉오리일 때가 더 귀엽고 예쁘다. 여러 사진 중에서 어떤 놈을 그려볼까 하다가 자목련 찍한 것 한 장을 골라 든다.
비스듬히 하늘을 향해 미소 짓는 꽃봉오리와 꽃받침 그리고 통통한 나뭇가지를 보면서 꽃말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하얀 스케치북 위 붓끝에서 천천히 목련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이내 가슴 가득히 봄 향기가 퍼진다.
(건강생활 2010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