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 8.8. 2박3일간 서울시교육청에서 보내주는 통일체험연수 금강산관광을 다녀왔습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여권 없이 갈 수 있는 나라인 북한을 간다는게 약간은 긴장되면서도 호기심이 발동...
6일 아침 8시30분 관광버스로 출발, 1시경 화진포 현대아산휴게소 도착. 점심식사후, 여권역할을 하는 관광증 두장(한장은 남한용, 한장은 북한용) 교부받고, 휴대폰 보관시키고(북한반입금지품목 1호핸드폰, 2호라디오, 그외 고배율줌 카메라나 고배울줌 VCR, 고배율 망원경...)
관광증은 항상 목에 걸고 다녀야 하는데 북측 관광증을 잃어버리거나, 훼손하거나, 물방울 크기만큼이라도 오손하면 어마어마한 벌금이 부과된단다-그래서 비올 땐 아산 가이드가 관광증을 배낭 속에 잘 모셔두라고 일러줌.
버스로 이동해 CIQ(출입경사무소-출입국사무소하고 같은 것) 통과, 우리측 DMZ통과, MDL(군사분계선-휴전선) 통과, 드디어 북한 땅에 들어섰다.
버스안에서 카메라만 들고 있어도 인민군이 탑승해서 검문-차안에서는 일체 촬영금지.
관광 중심지인 온정리 도착, 먼저 모란봉교예단 공연관람(역시 TV에서 본대로 수준은 엄청 높은데 관람료가 35$)
금강산관광지에서 일부는 원화를 받는 곳도 있는데 1$=1000원으로 계산하니 손해 - 농협지점에서 환전해 쓰는 것이 금전적으로 유리하고 북측 애들한테 환영받으니 좋음.
저녁식사(젤 싼게-국밥 탕 종류-10$) 후 금강산온천(10$인데 물 아주 좋음)에 들렀다 숙소(금강산호텔)로 돌아와 호텔로비에서 서성대다 북측 남자 접대원동무(도어맨)한테 따리붙여서 관광지에서 젤 맛있는 안주(근처 농장에서 풀먹여 키우는 한우 육회가 죽인대-모란각 온정지점 근처에 있고 북측사람이 운영하는 간이주점)와 싸고 재미있게 마실 수 있는 술집(포장마차)을 알아놓고,
우리 숙소인 금강산호텔안에 있는 포장마차(테라스에 설치)에서, 일행130명 중 옛날에 친했던 두 친구와 12시까지 백두산들쭉술과 평양소주를 실컷 마시며
북측 여성 접대원동무(서빙하는 종업원)하고 많은 얘기를 함-서비스로 잔이 비면 술도 따라주네...
원래 온정각관광지는 10시가 통금이고 포차영업도 10시마감이라는데 술손님들이 많이 있으니 12시까지 문안닫더만.
얘기 끝무렵에 남측사람들은 인생 최대의 꿈이 로또복권 대박맞는건데 북측 사람들은 인생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꿈이 뭐냐 물어보니 ‘장군님한테 충성하는거’래... 좀전까지 농담따먹기도 하면서 대화가 잘 통해서 남한여자와 다를거 하나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소리 들으니 술맛이 싹...
7일 아침식사후 간간이 비가 뿌리는 날씨속에 버스에 탑승해 내금강을 향함.
관광지에서 벗어나 금강산으로 들어서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금강송-그것도 산에 있는 소나무 전체가-을 보고 감동먹었음. 남한에는 울진 소광정에 2000주 정도, 그리고 남설악에 질이 좀 쳐지는거 수십주 정도만 남아 있는데...
북측안내원은 금강송을 미인송이라 부르더만
북측애들 대단하데-금강산을 관통해서 외금강에서 내금강으로 넘어가는 1차로 콘크리트포장도로를 수십년 전에 만들어 놨어. 온정령(관통도로의 정상)을 넘어서면 내금강인데 ‘애게 이게 금강산야?’ 할 정도.
내금강 입구로 내려가는 동안 군데군데 북측 가옥과 주민을 볼 수 있는데 집이 모두 똑같은 크기, 모양, 재질, 색깔로 지어져 있음. 고지대라 그런지 논은 안보이고 옥수수밭만 있는데 키가 아주 작음.
표훈사(한번마시면 10년 젊어진다는-물을 많이 마신 노인이 갖난아기가 됐다는 전설- 약수가 있는데 마셔보니 물맛 죽이게 좋음. 집식구들 맛뵈려고 생수병 비우고 떠담았음)에 들렀다가 산행 시작.
유적안내판은 의례히 '김일성 아니면 김정일 이 어쩌구...'로 시작.
그럴듯한 암벽마다 공산당구호가 엄청깊게 새겨져있음-통일되면 어떻게 복원할까 걱정.
폭우때문에 파손된 등산로를 복구하는 북측 주민들을 여러번 지나쳤는데 체포돨까봐 말도 못붙이고 외면하면서 통과.
왕복 2시간반 정도 산행 후, 내금강은 6월부터 개방했기에 아직 숙박시설은 물론 식사할 곳도 일체 없는데 출장부페처럼 천막치고 간이식당 차려놓은데서 점심식사 후 왔던 길을 되돌아 온정령을 넘어 온천에 들렀다가 저녁식사후 호텔로 귀환.
어제 같이 술먹은 친구들을 불러내 셔틀버스 타고 죽인다는 육회먹으러 평양랭면으로 유명한 모란각 앞에 있다는 봉사소(간이주점)에 갔더니 문이 닫혀있네ㅠ_ㅠ
관광지 안에는 셔틀버스 말고는 택시는 고사하고 오토바이, 자전거 등 일체의 교통수단이 없고, 일행과 떨어지면 통신수단이 전혀 없음-아산소속 가이드들은 무전기를 사용하는데 살며시 물어보니 개인도 신고만 하면 무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다나. 다음에 갈 땐 무전기를 지참해봐야겠음.
중심가인 온정각으로 가서 조선족 판매원한테 물어보니 북측사람들은 서비스정신이고 뭐고 일체 없다나-엿장사 맘대로 비온다고 문닫는건 보통이래.
하긴 첫날 북한식보신탕 먹어보려고 아산소속 가이드한테 살며시 물어봤더니 여기저기 알아보더니 단고기집이 있긴 있는데 문닫았대...
다시 셔틀버스타고 호텔로 돌아오니 어제 술먹던 포차는 테라스에 있기땜에 비와서 영업 못함.
호텔안에 있는 민속주점(우리네 호프집같은 분위기인데 북측 여성접대원이 생음악으로 노래도 불러줌)에서 들쭉술을 우리들끼리만 마셨음.
8일 아침식사후 숙소 체크아웃. 외금강 만물상과 해금강 둘중에서 선택하는 옵션-만물상코스를 선택.
비는 억수같이 오는데 버스타고 금강산관통도로를 통해 이동. 만물상 입구 하차-아뿔사 이곳은 전 지역 금연ㅠ_ㅠ
어제 갔던 내금강은 입구까지는 흡연 허용이던데- 미리 알았으면 승차 전에 10개비쯤 한꺼번에 피고 올껄ㅋㅋ
올라갈수록 비는 x나게 쏟아지지, 바람은 미친년 널뛰듯 불어대지, 우산은 뒤집어지지, 생각같아선 속시원하게 육두문자 쓰고싶은데 집에 못돌아갈까봐...
만물상 가까이 올라가니 1.5Km정도를 직벽에 철계단으로 등산로를 만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등산로와 하산로를 다른 코스로 만들었더군.
올라가면서 생각하길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뒤엉키면 어쩐다냐?' 했는데 그게 아니더만.
낙뢰라도치면 꼼짝없이 바베큐가 될 상황이라 은근히 겁나던데 다행히 안치더군.
구름이 지나간 찬스를 노려 사진을 겨우 몇장 찍었음.
하산 후 북측 등산안내원(여자)한테 조심스레 물어봤다-'나는 남측에서 암벽등반을 하는데 북측에도 암벽등반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그랬더니 북측에도 취미로 암벽등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산악구조대 역할까지 같이한대.
비로봉 정상까지 올라가봤느냐고 물어보니 자기도 못가봤대-가만히 눈치를 보니 일반인은 관광지까지만 올라갈 수 있고 정상까진 입산금지인듯...
하산한 순서대로 아무 버스나 타고 중심가인 온정각에 내려 자유롭게 점심식사, 쇼핑 후 출발시간에 맞추어 주차장에 집결하면 된다.
나는 선두그룹이니까 식사 쇼핑시간이 널널-모란각 평양랭면을 먹고 싶었는데 점심에 먹을 냉면을 미리 아침에 예약해야지, 모란각에 가도 최장 1시간반 기다려야지-투철한 북측 서비스정신...
랭면 포기하고 아산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갈비탕(10$) 먹었는데 최악-중국통조림 갈비탕만도 못함.
식사후 면세점에 가서 동생 줄 백두산들쭉술(21$), 내가 필 담배 ONE 0.5(17$) 구입, 카드결제도 되는데 20$이상만. 환전소가서 ‘17$바꿔주세요’ 하니까 ‘담배사시려고요?’
금강산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은 1.관광객, 2.아산 직원, 3.북측주민인 관광종사원-이들과 대화할 때는 조심, 4.조선족 관광종사원(운전기사 포함)-이들과 대화할 땐 부담없음, 5.인민군-평소엔 눈에 띄지 않는데 범법행위를 조금이라도 하면 귀신같이 나타난다나-이건 가이드도 안알려주는 내용-조선족 종사원한테서 알아낸 내용.
금강산 전체를 다 본건 아니지만 내심 ‘높이도 1638밖에 안되고, 경치도 설악산이 훨 낫다’-‘금강산’을 가봤다는데 의미를 두어야 할 듯... 가을 단풍이나 겨울 설경은 죽이겠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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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두 갔다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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