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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문화유산을 볼 때마다 두 가지 상충되는 생각이 내 마음 속에서 충돌을 일으킨다.
그 한가지는 참으로 대단하군 하는 감탄이요 다른 하나는 이렇게 거대한 것을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백성들과 노예들이 혹사를 당했을까 하는 것이다.
결과만 보는 우리들 눈에는 그 거대하고 웅장한 자태만 보일 뿐 그 이면에서 혹사 당한 백성들과 노예들의 피눈물은 보이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의 자바섬 중부 죸자카르에 있는 유네스코 인류문화 유산인 불교사원인 보르부드르 사원과 힌두교 사원인 쁘롬빠난 을 봤을 때 그랬고 사원,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보았을 때도 그랬으며 중국의 만리장성을 보았을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오직 하면 하룻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질까?
그런데 천상 천하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이 세상에는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도 있는 법이다.
인간이 처음 불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가 그랬고 원시인이 석기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가 그랬고 증기기관이 발명 되었을 때 그리고 컴퓨터가 처음 만들어 졌을 때가 그랬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느닷없이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얼마 전 중국 산동성 옌타이에 갔다가 문화재를 만드는데도 이런 대 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중국이란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 인지 공산주의 국가인지 자본주의 국가인지 아니면 두리뭉수리주의 국가인지 좀 헷갈리는 사실을 목격하고 중국이란 나라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예타이에서 잘 닦인 고속도로를 달려서 1시간 40분 정도 가면 南山이란 곳이 있는데 이곳은 남산집단(南山集團)이라는 기업집단의 본거지이다. 알루미니움 공장, 원사공장, 원단공장, 봉제공장, 종업원들이 사는 아파트, 그 자녀들이 다니는 국제수준의 시설을 갖춘 학교, 체육관, 경찰관 파출소, 소방서 등 모든 것이 잘 갖추어져 있다.
이 곳에 남산그룹 회장인 宋作文이란 기업가가 대단위 위락지로 개발을 해놓았는데 그 규모가 과연 중국인답다. 합해서 252홀을 갖춘 동해 골프장과 남산 골프장 불광골프장 등등 한편에는 남산대불이란 청동불상과 절 그리고 반대편엔 도교사원 등넘어에는 중국 각지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복제해놓은 곳 그리고 약사불전이라는 웅장한 석조 건물을 지어 놓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웅대한 옥불상 하나한 해 놓은 짓이 예스럽지 않다.
이것을 만드는데 백성들을 강제 동원하지도 않았고 노예들을 사용하지도 않았으며 단지 임금 노동자들을 사용해서 만들었을 뿐이니 내 머리가 약간 혼란스러워 지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까?
상동성이란 지역이 원래 우리나라와 아주 가까운 곳이라 우리나라에 와 있는 화교들이 대부분 산동 출신이다. 또한 성질도 중국 사람들 중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제일 가깝다고 한다.
중국 사람들을 산동사람들을 산동대한(山東大漢)이라고 한다. 성질도 중국사람들 중에서는 급한 편이다. 그 중에서도 옌타이(烟台) 와 웨이하이(威海)는 산동반도 끝에 있어서 우리나라와 거리가 제일 가깝다.
이 곳에서 不到長城非好漢이란 모택동주석의 글을 산 비탈에 큼지막하게 새겨놓고 그 옆에 만리장성을 재현해 놓은 광경이라니…. 참으로 중국인 다운 짓거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와 가깝다보니 우리나라 기업이 제일 많이 투자한 곳도 이 지역이다 따라서 곳에 따라 도로 표지판이 한자, 로마자 그리고 한글세가지로 쓰인 곳도 있고 문화재엔 한자와 한글로만 표지가 쓰인 것도 있다. 이건 뒤 짚어 놓고 생각해 보면 이 지역에는 한국사람들은 무지무지하게 많고 서양사람들이나 일본인들은 거의 오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곳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의 90%이상이 한국 사람이라고 한다. 북경 부근의 골프장 평일 그린피가 인민폐 300원 정도인데 이 곳은 무려 750원이나 하니 보통 중국사람들이 오기에는 약간 벅찰 듯도 하다.
이 곳에서 자동차로 한 10분 정도 거리에 黃城이라는 소도시가 있는데 한식당이 3 곳이 성업 중이란다. 하긴 한국사람들이 이렇게 들끓고 또 한국사람들은 입이 짧기로 유명하니 한식이란 이름만 붙여도 장사가 잘될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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