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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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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그때 그사람....찐빵 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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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작은 키에 속했는데
부피는 정상인의 50%는 더 컸던 것같은 金彰顯 선생님은
목도 두툼하니 특히 두껍게 두어줄 주름접힌 목뒤가 기억이 난다
얼굴도 빵빵하게 살이 붙은 것이 “찐빵 ”이란 별명이 딱이었다
다른 이들은 그의 기억력이 비상하여 왼만한 사건이나 학생들의 인적사항들을 잊지 않으신 것에 대해 기억들을 하는데 불행이도 나는 그런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한가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으니
65년 어느날 미술반에서 밤늦게 너댓명이 노닥거리다가
낙원동 떡집 지나서 파고다 극장 골목 거의 빠져 종로큰길 나가기 한 골목 전에
왼쪽에 찐빵집이 있어 출출하던 차에 들어 가서 먹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 때는 지금 삽립호빵처럼 크지 않고 두세입에 들어 갈 조금 작은 크기의 찐빵이었지
껍질을 벗기면 얇게 벗겨지는 하얀 껍질도 맛있었고
촉촉한 하얀 속살도 부드러웠고
물기 살짝 배이도록 차지며 달콤한 앙고는 입에 착착 달라붙었다
왜 요새 호빵은 그맛이 안나냐고
안흥찐빵 소문만 크지 희끗한 으깨진 팥알갱이 보이는 퍽퍽한 앙고에
목맺히는 살에 ....도대체 별로 먹고 싶지 않다
지금도 그 날의 그 찐빵맛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다음인가, 다음 다음 날이었다
쉬는 시간에 동관 아래 축대 밑에 있는 허름한 그 화장실에서 핸디조정하고
본관 뒷마당에서 누구랑 얘기하고 있었는데
동관으로 오르는 계단 위쪽에서 지금 기억으로는 유가용이었다
이 녀석 미술반원으로 그때 같이 찐빵 맛있게 함께 먹던 녀석이었거든
자라목을 하고 한 손으로 입마이크를 하면서 낮은 소리로 “야 찐빵! 찐빵!”하는 거였다
그 소리에 나는 그날 밤 찐빵 맛이 다시 생각나서
무릅을 치며 “ 그래 찐빵 , 찐빵” 하며 죽여준다는 표정을 지으며 큰소리로 외쳤다
그랬더니 유가용이 얼굴이 일그러지며 그냥 동관 현관 속으로 뛰어 들어가 버렸다
이상해서 뒤를 돌아보니
찐빵 선생님이 본관 동쪽 문을 나와서
검은 출석부를 옆에 들고 내 뒤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얼굴에는 빙그레 웃음지으며 말이다
으아 어찌 당황했던지 걸음아 날 살려라 계단을 비호같이 날아올라
동관 현관 속으로 뛰어들었던 적이 있다
그 뒤 昌文女高 교장으로 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선생님 이름의 창과 학교이름 창이 한글로 같아서였을가 무슨 기회로 가셨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달리 보였다
그저 그랬나 보다 했는데 이글을 정리하며 사연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선생님의 증조부인 梧川 金奭鎭선생은 홍문관, 형조판서등을 지냈고 고종때 特進官이 되었고 敦寧府判事에 이르고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항의 상소를 하여 乙巳 五賊臣의 처형을 주장하다가 한일합방되자 음독자결한 건국훈장 독립장수훈자이다
그의 유업을 기리고자 손자이자 김창현 선생님의 부친인 樊溪(번계) 金潤東 선생이 대지 3만평(엄청난 넓이다. 모교보다 더 넓은 크기다)과 현금을 내어 1972년 오산학원을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에 큰형 金文顯 선생이 취임하며 1973년 창문중학교를 설립하고
1975년 창문 여자고등학교를 설립하여 초대교장에 金彰顯선생님이 취임하게 되었던 것이다
75년 1대 이사장이 별세하자 2대는 둘째아들이자 서예가인 김충현씨가 이사장이 되어
뭐 한 가족이 다 북치고 장구치긴 했지만
막대한 전 재산을 들여 학교를 지었을 땐 이해해 줄 수도 있지 않을가 싶기도 하다
언제였을가, 어쩐 일이었는지 선생님과 함께 가회동으로 넘어가는 좁은 언덕길을 걸어 넘어가며
일제시대에 선생님 집이 장안에서 10대 저택에 들어갔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뒤로 없어졌다는 얘긴지 그뒤로 더 큰집들이 생겼다는 얘긴지
왕년에 대한 진한 그리움인지, 자랑인지 내깐에 의중을 어림하다가
궁금한 것도 못묻고
‘그집이 보고 싶어요’ 입속에서 맴돌다 말았던 적이 있었다
그의 집은 안동 김씨 종손으로
三太師墓 (안동김씨 장씨 권씨의 始祖墓)에 매년 세 집안 자손들이 함께 모여 祭香을 지냈다 한다
선생님은 형제로 다섯이 있는데 文顯, 忠顯, 彰顯, 膺顯, 政顯 으로
셋째인 김창현 선생님은 외부에선 한문학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한말의 유명한 한학자 조부 東江 金甯漢公 (김영한)은 손자들이 4서삼경을 뗀 후에야 보통학교에 다니게 하셨단다
忠顯 膺顯 은 서예의 일가로 추앙받고
그중 큰형忠顯은 중동학교 재학시절에 이미 전국 서예백일장 석권했고, 稭 行 籇 隸 草 5체에 능하고, 특히 행 예체에 뛰어난 당대 최고의 서예가로 많은 비문, 현판, 액자에 그의 글이 남아있고, 독자적으로 한글 고체를 만들었다
모교 강당 무대 위쪽에 옆으로 길게 액자에 써있던 글이 있었지
‘少年은 易老하고 學難成하니...’ 였던가 그 끝에 一中 金忠顯 이라고 있었지
“김창현 선생님 형이 쓴거래, 유명한 사람이래. 근데 저게 잘 쓴거야? 넓적하게 나도 쓸 수 있을 것 깉은데” 조잘거리던 생각이 난다
지금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가
뼈대있는 집안 이란 말이 실감난다
우리는 많은 훌륭한 선생님을 모시고 배웠다
주왕산 선생님은 또 얼마나 멋지고 신비로운 분이셨던가
또 다른 선생님들도 면면이 존경스러운 분들이었다
그 분들을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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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06.01.27 - 14: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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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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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아~
네 기역력 대단하다.
내 기역력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그래서 지금도 대학 친구들이나 졸업생들이 유교수 머리에 한번 입력되면 지워지는 일이없다고 할 정도인데...네가 기억하고 있는 것(찐빵이야기)은 왠지 기억이 안나...
김창현 선생님에 대하여 나도 한마디할께.....ㅋㅋ
언젠가 돈암동 한 참치집(유근원 치과 뒷골목)에서 석일균선생님(그당시 외대 부총장님)과 김창현선생님 두분을 모시고 대포한잔 하던중 김창현선생님께서 느닺없이 하시는 말씀.."야~ 유가용, 왜 네동생이 희용(60회)인줄 아냐?"고 하시는게 아닌가...그러시면서 "네 이름이 嘉鎔이가 아니냐..네 부모님이 너를 낳고 힘(力)이빠져서 네 이름에서 힘力자를 빼어서 喜鎔이가 된거다 알겠냐?"하시면서 웃스시는 모습이 지금도 선~하네....ㅋㅋㅋ
지금도 아쉬운건 선생님의 글을 받을 기회를 놓쳤다는거야...나중에 쥔 아주머니(두 선생님의 애인...ㅋ)안일이지만 그술집 2층에 지.필.묵이 있어 원한다면 올라가셔서 써주시고 낙관은 나중에 창문여중에 가면 찍어 주시곤 했다는 사실을.....흑,흑,흑,
하여튼 네 기역력 대단하다.
새해에 복 마니 마니 받고 건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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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1.27 - 2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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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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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 정상에 가면 작은 비석이 하나 있는데, 그 비문을 쓰신 분이 김창현 선생님의 형 '충'자 '현'자 되시는 분이다. 담에 가면 찍어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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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01 - 1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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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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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장
이런건 무슨경우냐
조회수가 다 날라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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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01 - 1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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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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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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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01 - 1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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