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이름 이야기 계속입니다.
- Johnnie Walker(조니 워커)
원통모양의 일반 위스키 병과는 달리 손 안에 딱 들어오는 4각기둥 모양의 병에
비스듬하게 붙어있는 라벨의 색깔로 등급을 나누는 것이 특징인 조니 워커는
숙성 연수를 표기하지 않고 라벨의 색깔에 따라 숙성 연수가 구별됩니다.
조니 워커(Johnnie Walker) 위스키는 창립자인 존 워커(John Walker)의
이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1805년에 태어난 존 워커는 14세때 농부였던 부모를
잃고 15세가 되던 1820년 농장을 정리하고, 스코틀랜드 남서부 도시인 킬마녹
(Kilmarnock)에서 식료품점을 차리고 여기저기서 위스키를 가져다가 팝니다.
당시의 위스키는 제품마다 품질의 차이가 심했기때문에 여러 종류의 위스키들을
어떻게 팔까하고 생각하다가 차(Tea) 블렌딩에서 영감을 얻어서 위스키 블렌딩을
시도하다가 맛있는 위스키를 얻게 되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세계적인 블렌디드
위스키 조니 워커의 시초가 됩니다.
1800년대 후반 당시에는 병유리 가공기술이 발달하지 못해서 유리병 파손이
많았는데 유리병 파손을 최소화하고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술병을 적재할 수 있는
4각기둥 모양의 술병을 고안해 냅니다. 그 결과 원통형 병들 틈에서 조니 워커가
사람들의 눈에 더 잘 띄게 되었지요. 그리고 라벨을 기울여 붙임으로해서 시각적
으로 소비자들의 주의를 더 끌 수 있는 효과를 얻게 되었고, 24도로 기울여 붙인
라벨의 색깔에 따라서 위스키의 숙성 연한을 구별하는 컬러 마케팅을 도입했습니다.
처음에는 Red와 Black만 생산했는데 나중에는 Gold 등 여러가지색깔의 라벨을
붙인 제품을 선보입니다. 예를 들면 Red 라벨은 젊음과 정열, Black 라벨은
고급스러움을 상징하는 것이지요.
1909년, 조니 워커는 중절모를 쓰고 빨간 쟈켓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멋진 신사 스트라이딩 맨(Striding Man)을 개발, 포장과 광고에 등장시킴으로
조니 워커의 마케팅은 또 한번의 대단한 성공을 불러들이게 됩니다.
스트라이딩 맨의 의미는 “Keep Walking- 끊임없이 전진한다”는 조니 워커의
끊임없는 도전과 발전을 상징하는 모토입니다.
존 워커가 15살의 나이에 집안을 돕기 위해 시작했던 작은 식료품 가게는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Keep Walking 정신을 통해 세계 판매 1위의 위스키
‘조니 워커’로 거듭났으며, 지금도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 Old Parr(올드 파)
인류 역사상 근세에 들어와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152세 9개월을 산 영국인
토머스 파(Thomas Parr 1483~1635)라는 공식적인 기록이 있습니다.
토머스 파의 장수에 대한 소문을 확인하려고 당시 영국 국왕 찰스 1세가 그를
왕궁으로 초대하여 생일을 축하해 주었는데, 그때의 과식이 원인이 되었는지
2개월 후에 사망했습니다. 토마스 파의 사망 원인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기름진
귀족의 식사와 런던의 더러운 공기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찰스 1세는 토머스 파의 사망에 크게 슬퍼하여 토머스 파의 시신을 웨스트민스터
교회에 안장해 줌으로 자기의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려고 했답니다.
짜리 몽땅하게 생긴 병으로 잘 알려진 Old Parr는 토머스 파의 이름을 따온
위스키입니다. Old Parr 병에 그려진 토머스 파의 초상화는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그림입니다.
- Jack Daniel’s(잭 다니엘)
아메리칸 위스키의 대표 주자, 잭 다니엘은 1866년 미국 테네시(Tennessee)
주 뉴튼 잭 다니엘(Newton Jack Daniel)의 양조장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잭 다니엘의 특징은 사탕 단풍나무 숯의 필터를 통과시키는 목탄숙성법(Charcoal
Mellowing) 여과과정을 거치므로 이 과정에서 단풍나무 특유의 향이 배어나서
잭 다니엘 특유의 원숙한 풍미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테네시주는 스코틀랜드보다 기후가 훨씬 더워서 숙성 연도가 스카치 위스키보다
짧기 때문에 아무래도 목넘김이 비교적 거칠지요. 그래서 콜라같은 음료수를
섞어서 잭 콕(Jack Coke)이라는 칵테일의 형태로 마시는 게 일반적입니다.
Jack Daniel’s의 라벨을 보면 ‘No.7’이라는 표기가 있는데 여러개의 오크통
중에서 7번째 통에서 나온 술이 가장 맛이 있어서 그 통에서 나온 술의 맛과 향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No.7이라는 의미있는 숫자가 붙어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단순한 썰같지만 상당한 신빙성이 있군요.
- Jim Beam(짐 빔)
미국의 대표적인 버번 위스키. 1790년대 말, 미국 독립정부가 자금 마련을
위해 위스키에 과중한 세금을 매기자, 동부의 많은 위스키 제조업자들이 켄터키
주로 이주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버번(Bourbon) 위스키 짐 빔의 시작입니다.
짐 빔은 사실상 미국에서 대중적인 저가형 아메리칸 위스키로서 역사적인 명성이
있지요. 우리나라로 치면 소주와 비슷한 위치의 술입니다.
미국 영화에서 술에 취한 노숙자들이 들고 다니거나 하는 모습으로 자주 나오고,
서부 영화에서 술집에서 위스키 한잔 홀짝 마시고 바텐더에게 동전 한 닙 땡그랑
던져주는 술이 바로 Jim Beam입니다.
저가형 위스키라 해도 그만큼 미국인들에게 친근하고 가성비 높은 위스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