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를 ‘서울 중앙고등학교’라고 표기해서는 절대로 안되는 이유.
인촌 김성수가 경기(京幾)와 호남(湖南)을 의미하는 기호학교(幾湖學校)를
세운 것이 1908년 6월 1일인데 이 숫자가 그대로 우리 학교의 개교 년도와
개교 기념일이 되었다. 그 후 1910년 11월, 기호학교를 중앙학교(中央學校)
로 개명하고 무궁화 꽃 복판에 가운데 중(中) 자를 넣은 교표를 제정해서
쓰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후 1950년 학제개편으로 인하여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각각 3년제로 분리된다.
그런데 중앙학교라는 이름을 쓴 유래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석이 없으나
교가에서 보듯이 “건아야 모였도다 열세길로서...” 는 전국 각지에서 중앙
으로 모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무궁화 복판’이라는 말은 곧 조선
반도의 한 복판이라는 뜻으로 여기에 인촌이 지은 중앙학교라는 의미의
숨은 뜻이 있다. 때문에 무궁화 꽃 가운데 ‘中’자를 넣은 교표는 1938년
일제에 의해 사용 중지 처분을 받게 되었고 현재의 교표를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해방 후의 일이다.
그 후, 전쟁이 끝나고 교육이 정상화 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중앙이라는
이름을 붙인 학교가 생겨났는데 부산 중앙고등학교, 대구 중앙고등학교,
강릉, 천안, 포항, 분당, 제주도까지... 20개에 가까운 중앙고등학교가
생겨났다. 물론 중앙이라는 이름이 의미도 좋고 해서 하다못해 전화번호부
를 뒤져봐도 ‘中央’이라는 이름의 상호가 제일 많을 정도로 흔한 이름이
되었다. 그렇다고 中央이라는 이름을 쓰지 말라고 할 수도 없으니까 그
학교들과 구분하려고 간혹 ‘서울 중앙고등학교’라고 표기하는 일이 있는데
이것은 ‘불가(不可)’하다고 본다.
우리 중앙의 이미지를 여타 중앙고등학교와 섞이지 않게 하기 위하여 다른
지방 중앙고등학교들과 같이 지역 이름을 앞에 내세워서 ‘서울 중앙고등
학교’라고 표기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우리는 그냥 원래부터 ‘중앙고등학교’로서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Identity)
을 유지하는 첫번째 일이기 때문이다.
‘서울 중앙고등학교’... 이런 명칭을 사용하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