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우리 바다에서 잡히는 어종 중 몸값이 가장 비싼 놈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부 입장에서는 그물에 걸려 잡혀 준 고래가 로또에 해당 되겠지만 요즘 유행하는 가성비로 보면 단연 챔피언 감입니다.
이놈들이 워낙 귀해 기름 값도 못 건지는 날 들이 길었지만 요즘은 온난화의 영향인지 수월찬케 마리 수를 채웁니다.
당연 클수록 좋고 암놈이 대접 받는데 가격 차이가 만만찮아서 숯 놈은 잡히는 즉시 좆이 짤려 내시가 되어 버리는 참형에 처해집니다.
“씨할 만만한 게 홍어 좆이냐?” 푸념하는 내 처지을 빼다 닮았습니다.
그 귀했던 홍어도 요즘은 수입품이 넘쳐 쉽게 접 할 수 있지만, 몬도가네 식성의 한국인들은 이미 칠레산은 씨를 말리고 이제 페루나 아르헨티나 어부들의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신토불이, 로칼 푸드” 를 강조하여 당연히 국산이 우대 받아야 하지만 실제 페널테스트를 해보면 국산을 골라 내기가 소주 제조사 맞추기 만큼 어렵습니다.
홍어 먹는 법을 이러니 저러니 하면 공자님 앞에서 문자 쓰기가 되어 버립니다. 그래도 보리국을 끓이라는 추천은 하기가 어렵습니다. 봄 내음을 맡기에는 보리싹이 냉이 달래 쑥 보다 한수 위입니다. 다만 시중에서 구해 보면 조금 늣거나 웃자라서 질감이 입안에서 겉돌며 풍미를 떨어 트립니다. 혹 좋은 어린 보리싹을 구하시면 그냥 엷은 된장국으로 즐기시는게 홍어와 보리싹 서로의 자존심을 지켜 주는 일입니다.
정말 홍어를 좋아 하신다면 안양 중앙시장 홍어 골목에 가셔서 전 찜 탕등 우리가 아는 모든 요리를 손님 앞에서 직접 조리 해주는 수입 홍어를 즐겨 보시기 권합니다.(일인 오만원에 술값 별도) 주인은 서슴없이 수입산을 추천합니다. 다만 돌아오는 길 전철은 경노석을 이용하시기를 권 해 드립니다.
스웨덴에는 삵힌 홍어의 필적한 냄새를 지닌 수르스트뢰밍 이란 청어(좀 적어 보이는) 통조림이 있는데, 고약하기가 홍어 보다 웃 수준이랍니다. 아마 갸들도 배 고푼 시절 버리긴 아깝고 보관할 방법이 없어서 그런 음식이 나왔겠지요? 홍어는 질감이나 있는데 청어는 비료나 만들 것이지 삵혀 먹다니 우리보다 훨씬 더 궁핍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외국인이 본 한국의 이상한 음식 음식 베스트 쓰리가 “번데기, 골벵이, 깻잎통조림이라던데 홍어가 안 들어가 있는 건 귀하고 맛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하얀 인간들은 김치류의 냄새를 싫어 할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권하질 않아서 접해 볼 기회가 없어서 일까요?
먹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우리 동기 중에 식신이 누구 일까 궁금해집니다. 식탁 위에 진공청소기 원규,경집님, 다섯시간을 엉덩이 한 번 때지 않고 잡술 수 있는 지수님, 먹어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푸드파이터 기달님을 반상위에 사대천왕으로 추천 드려봅니다.
이후에 조금 먹을 줄 안다는 인길이외 몇 분은 이제 겨우 수졸 단계에 진입했을 뿐입니다.
홍어무침에 밥 비벼 먹고 싶은 잉기리가 오늘도 주절 주절.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