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복현 교장 선생님
그는 얼굴이 항상 발그레 했다
어깨를 펴고 목을 곧게 세우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안경 윗테가 굵고 짙어서 그가 안경을 썼다는 기억에 자신이 있다
우리들 중학생때야 어릴 적이고 접할 기회도 적고
고등학교도 고1여름까지 같아 지냈으니
그에 대한 많은 사연은 없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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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중학교 1학년때 그는 가끔씩 교실을 둘러보곤 했다
내 외삼촌이 갖고 있던 오래된 지리부도가 최복현 감수로 되어 있었다
반가워서 얻어 왔는데 거기에 제주도 훨씬 아래에 “파랑도”라는 섬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어떤 책이나 부도에도 “파랑도”는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매일 가지고 다니다가 어느 날 교실에 들어오길래
“다른 책엔 없는데 교장선생님이 감수하신 책에만 있네요” 했더니
얼굴 한 번 쳐다보고 웃기만 하고 나갔다
파랑도, 해류가 바다속 숨은 암초에 부딪혀 波浪이 일어 불려진, 지금 이어도로 통일되어
불리우는 암초,
섬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일가, 그 이후로도 어느 지도에도 볼 수 없었다
최교장은 왜 대답을 않고 웃고만 갔을가
이름만 빌려주어서 잘 몰랐을가
설명이 복잡해서 난감했을가
중1 짜리가 묻는게 당돌하게 느꼈을가
학기초 잠간만 돌았는지, 어쨌든 그후로는 별로 교실 순시를 못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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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리책을 써서 매년 印稅를 꽤 많이 받는 알짜부자로 소문 났었다
영업용 시발택시도 한 대 굴리고 있어 아침 출근길엔 학교까지 그 시발택시를 타고 오는 것도 본 적이 있다
그 드럼통을 펴서 두드려 만든 , 그래서 차 크기가 모두 조금씩 다르다는 찝차형 시발택시는 그래도 요즘으로치면 그랜저급에 해당하는 고급교통수단이었지
그의 점심도시락을 우연히 본 적이 있었는데
도시락은 당시 모두가 그랬듯 깡통 도시락이었는데 여자들이 이용하는 작은 크기였다
기름이 자르르하니 흐르는 흰 쌀밥을 한입에 집어먹기 좋게 2열로 5개씩 열을 지어서
마치 냉동실 얼음 열덩어리를 엎어 놓은 것처럼 놓여 있었다
신기하고 조금은 웃긴다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폐 한 쪽을 떼어내서 건강에 무척 신경썼을거란 생각이 이제야 옛 생각하며 떠오른다
처음 교장 제의 받을 때가 수술한지 일년도 안되어 고사하였으나 최두선 박사의 권유도 있고 나중에 임종시 반드시 한이 될 것을 생각하고 비장한 각오로 취임했다고 한다
예전 동, 서관 사이에 향나무 밑에 칠면조를 키웠을 때 그 알을 누가 먹을가 했었는데
교장 선생님께 자주 드렸단 얘기도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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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현標 새로운 일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소년군을 창설하여 한 반에 열명 남짓 뽑고 큼직한 뺏지도 하나씩 달았는데 활동은 미미했던 것 같다
뒷산에서 밥해먹고 합반교실에서 넓은 책상위에서 잠자던 “토요집회” 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언제나 똑같이 “오늘도 또한 애국조회란...........” 으로 시작되는 월요 “애국조회”,
전교생 3천명이 불러대는 대 합창의 수요 “음악조회”
새까만 나까무라선생이 훈련시켜, 군대처럼 열병하던 금요 “교련조회”
그리고 장안의 화제를 몰고왔던 시원한 하늘색의 포리에스터 상의에 배추장사모자
우리는 몰랐어도 그가 만든 6개년 계획 속에 더 많은 것이 있었고 또 실행되었을 것이다
그런 획기적인 일들로 인해 서울시 교육감에 만장일치로 선출되어 4년간 서울시 교육발전을 위해 공을 세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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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직후 교장을 지냈던 순천중학교는 일인들이 빠져나가고 교사는 부족하고 재정은 힘들고 우왕좌왕할 때 달려가 안정시켰고
이어서 교장을 맡은 사대부고는 좌익대 우익으로 교내질서가 극도로 혼란할 때 맡아 안정을 시킨
결코 중앙만의 최복현이 아니었다
여기 그의 약력을 발췌하여 올려본다
1906.7.14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광탄리 235번지에서 3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남
1912 7세에 서당공부시작
1915 광탄공립보통학교 입학
1921 14세에 서울 유학
“제일고보”에 합격되었으나 “중앙고보‘에 재응시 합격
톨스토이 문학에 심취하고 미술에도 관심 갖다
1925 중앙고보 졸업
1927 일본 히로시마고등사범학교 문과 (地歷) 입학.
1931 동교 졸업
오산고등보통학교 교사로 부임. 南崗선생의 민족교육 이념 이어받다
1935 중앙고보 (地歷담당) 부임
1941 중앙중학교의 학생사건에 연관되어 함흥형무소에 수감
1943 출옥. 국내 직장 여의치 않아 만주 奉天소재 남만주방적회사 근무
1945 해방 ,귀국
1946 12 순천공립중학교교장 임명
1948.3 동직사임, 귀경
4 서울대 사범대학 지리학과 부교수에 임명
10 서울대 사범대학 부속중학교장 겸임
1955 중학교용 교과서 “國土地理” 저술
1958 대한지리학회 3대회장에 선출
1960 9 오른쪽 肺절단 수술
1961 6 전임교장 沈亨弼선생의 정년퇴직으로 중앙고등학교 교장 부임
“중앙재건 6개년계획” 수립
1965 8 서울시교육감 선출
1969. 8.5 교육감 임기만료
살아 있으면 한국나이 100세이니 아마도 .....그렇게 됐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