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는 조금 올린 모습으로,
마른 듯하나 강해보이는 안경낀 얼굴에,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고
독일말을 잘 쓰는 그는
외출할 때는 바바리코트를 잘 입는 영락없는 “게슈타포”였다
그는 우리에게 독일어를 가르쳤다
외는 숙제도 잘 내주어 다음시간에는 꼭 시키곤 했다
번호로 잘 불러냈지 “27번 외어 봐라”
그리곤 “그게 뭐야! 데어 데스 뎀덴....이렇게 해야지” 기총소사하듯 다다다다 시범을 보이고는 눈을 게슴츠레 뜨면서 음흉한 듯, 쥐를 노리는 고양이처럼 다가와서
왼손으로는 시원찮은 학생들(거의 다 마음에 드는 경우 없었지만)의 턱을 받쳐들고
오른손 주먹으로 광대뼈에 대고 짧은 펀치를 에어컴프레서로 도로 뚫듯 파파박 쳐댔다.
기술도 좋고 힘도 좋지, 한 줄에 앉은 학생들을 다 때려댄 적도 있었으니
우리는 그를 선배들 때로부터 “미친개”라고 불렀다
하도 컹컹대니.. 그리고 학생들을 다구칠 때는 그런 듯도 보였다
그런데
1965년 어느 여름날. 1학년 4반에서 일어난 일이다
무슨 일이었나
한 학생을 야단칠 건수가 발견되었다
그 음흉한 웃음을 띠며 다가간 그 선생님은
하복 밖으로 나온 그 학생의 팔뚝을 붙들더니 이빨로 꽉 깨물어버렸다
모두가 경악하는데
그 학생은 비명을 지르고 팔을 보더니 그냥 뛰어 교실문밖으로 뛰어나갔다
“어디가?” 카랑카랑한 소리에
“양호실이요” 소리는 이미 사라졌다
잡지도 않고 그냥 수업은 계속되었고
시간 끝나도록 녀석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중 돌아온 녀석에게
“양호실 가서 뭐라고 그랬니” 물었더니
“미친개한테 물렸어요 그랬지”
“그랬더니?”
“그냥 웃데”
양호실의 여자 간호선생님은 척하니 알아듣고 웃으면서 약 발라주더란다.
빨갛게 난 이빨자국은 그때까지 선명했다
잘아다시피 그 선생님의 이름은“ 강성위(姜聲謂)” 선생님
그런데 그 학생이
.
.
.
“강인성”이 너 아니니?
.
그때는 뭐 별난 선생님인가보다 했지만 그는 우리를 가르친 다음 독일로 유학가서 공부하고
외국어대학교에서 교수로 역임하고 지금 73세로 명예교수로 있는
다음과 같이 유명한 우리나라 철학자이다
인터넷에 나온 그의 이력이다
강성위 -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였고 독일 뮌헨 및 마인츠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였고, 1973년 마인츠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 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한국외국어 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장으로 있다. 사회의 윤리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1985년 부터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공연윤리위원회 등이 윤리 위원을 맡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근인애와 원인애>, <현대 사회와 철학>, <철학>등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 서양철학사 상, 하>, <철학의 흐름과 문제들>, <국가> 등 아동 교육, 평화 교육, 종교 교육 등에 관한 30여종의 책을 번역하였다.
<서양철학사>에 대한 번역자의 인사말
이 책이 나온지도 벌써 21년이나 되었습니다. 그동안 판을 바꾸고 나름대로 수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계속해서 애독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역자가 이 책을 번역한 동기는 원저자인 힐쉬베르거 교수의 권유 때문입니다. 1972년 여름 독일의 한 철학회에서 저자를 만났을 때 그는 느닷없이 나에게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귀국후 번역에 착수하여 1년이나 걸려 상권을 완역했으나, 그때까지는 우리나라에 이 방대한 책을 출판해줄 만한 출판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근 10년을 기다렸다가 이문출판사에서 출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판된 이후 계속해서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찾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2004년 10월 19일에 알라딘에 보내주신 작가 코멘트) - 강성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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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Start] 아동 철학서 500권 기증
외대 강성위 명예교수
"나를 할아버지로 생각하세요." 한국외국어대 강성위(72.사진)명예교수는 21일 자신의 저서 '철학이 뭐에요? -손자와 함께하는 철학'(이문출판사) 500권을 'We Start' 운동본부에 보내왔다. 아동 철학서인 '철학이 뭐에요?…'는 갖가지 사물을 보며 쏟아내는 어린 손자의 질문에 강 교수가 답하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지혜와 윤리 등을 가르치는 내용. 손자 병민이가 금은방 안을 들여다보며 "다이아몬드를 갖고 싶다"고 하자 강 교수는 "네가 커서 일을 많이 해 돈을 벌면 살 수 있을 것"이라며 노동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강 교수는 "돈을 많이 버는 것만 좋은 게 아니라 직업을 통해 자기 발전을 이루면서 사회에도 이바지해야 한다"며 손자에게 인생의 길을 가르친다.
2004.10.21 18:12 입력 / 2004.10.22 07:56 수정